평화 도시-평화 마을/접경 평화

임진강과 한탄강의 범람

김승국 2021. 3. 21. 14:52

임진강과 한탄강의 범람

평화로 가는 길 (14)

 

김승국(평화 연구활동가)

 

평화가 하늘이다[和乃天]

 

 

한탕강과 임진강의 범람은 북한쪽에서 내려오는 물이 넘쳐흐르면서 시작된다. 특히 장마철에 북한쪽 한탄강임진강의 상류에서 내려오는 급류가 남쪽 계곡물과 합쳐지면서 하천의 둑을 위협한다. 위협의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려면 급류가 휩쓸고 간 계곡에 남아 있는 나무들이 얼마나 휘어졌으며, 휘어진 나무 끝의 얼마나 높은 곳까지 부유물(비닐 봉투 등)이 걸쳐 있는지 보면 된다(아래의 사진).

 

범람하는 홍수로 뿌리뽑힘을 간신히 모면한 나무 끝에 걸려 있는 비닐봉투(2021년 1월 3일 촬영)

 

위의 사진처럼 계곡 옆의 땅 밑바닥에서 약10미터 정도까지 부유물(비닐 봉투 등 급류에 떠내려 오다가 나뭇가지에 걸쳐져 있는 쓰레기)이 남아 있으며, 나무가 휘어진 정도를 보면 급류의 속력이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아래의 철원군 정연리 삼합교 부근의 초토화된 계곡 모습)

 

북한쪽에서 내려운 급류로 바닥이 패이고 나무들이 뿌리 뽑혀 떠내려간 계곡(2021년 2월 26일 촬영).

 

파주연천 지역은 예전부터 홍수 다발지역인데, 최근 들어 많이 발생하는 이상기후로 인한 집중호우-강력한 홍수로 언제 이 지역을 남북한 접경지역의 범람하는 물줄기가 덮칠지 예견할 수 없다.

 

이러한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 임진강 중류에 군남댐 홍수조절지를 만들었으나, 작년에 54일간 지속된 집중호우로 군남댐의 효능이 의심스러운 정도로 홍수가 폭주했다. 맹렬하게 쏟아지는 격류는 물만 내려오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전쟁 때 매설된 약 100만발의 대인지뢰의 일부도 함께 휩쓸고 내려오는 바람에 계곡마다 눈먼 대인지뢰가 사람과 동물의 목숨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의 집중호우로 한탄강임진강 유역에 대인지뢰가 유난히 많이 내려온 탓에 지금도 제거 작업이 진행 중이다.

 

한탕강임진강 이외에도 북한강파로호의 상류를 이루는 북한쪽 물줄기가 우기에 성난 파도와 같이 밀려온다. 이렇게 심각한 상황인데도 분단상황 때문에 남북한 수계(水界) 문제가 협상의제로 상정되지 않아 퍽 안타깝다.(2021.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