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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내가 본 히로세 다카시 김승국 * 아래의 본문은, 히로세 다카시(広瀨隆) 지음, 이규원 옮김『제1권력(원제; 億万長者はハリウッドを殺す)』(서울, 프로메테우스 출판사, 2010)의 머리말로 필자가 쓴 글의 원본이다. * 위의 책『제1권력』의 저자인 히로세 다카시(広瀨隆)는 1943년 일본 도쿄에서 건축가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와세다 공대를 졸업하고 대기업 엔지니어로 근무하던 중, 우연찮게 의학ㆍ기술서적 전문 번역가로 명성을 쌓으면서 본격적인 집필활동을 시작했다. 이때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의 각종 사내 기밀 문서들도 아울러 번역하면서 언론에 보도되는 그들의 모습과 실제의 행태 간에 심각한 괴리가 있음을 알게 되었고, 이후 30여년 간에 이르는 필생의 작업 과제가 두 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하나는 이미 범지구적으로 사슬처럼 엮여진.. 더보기
토건국가의 폭력 김승국 1. 문제 제기 국가폭력이란 희생자나 국민들이 공포감과 복종심을 가질 수 있도록 국가기관이나 관련 요원이 폭력이나 위협 행동을 의도적으로 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가기관이나 관련 요원은 국가폭력의 실행기관으로 국가폭력 네트워크를 이룬다. 한국의 경우 공안 검‧경찰, 보안사, ‘남산’ 등이 국가폭력 네트워크를 이루며 국가폭력을 행사했다. 이른바 ‘남산’(중앙정보부‧국가안전기획부)은 오랫동안 국가폭력의 본산으로서, 즉 인권탄압과 정치공작과 폭력통치의 선봉대이자 국가안보가 아닌 정권안보의 중추적 기능을 담당해왔다. 이 국가폭력의 네트워크는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다양한 실정법에 의해 실행되었다.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다양한 실정법에 의한 뒷받침 속에서 공권력으로 규정된 한국의 국가폭력은 공권력의 당연한 행사.. 더보기
용산참사에서의 폭력-테러리즘 김승국 용산참사를 ‘평화의 눈’으로 바라보면 많은 점이 눈에 띈다. 뉴타운 재개발로 인한 마을 공동체의 해체, 세입자들의 ‘평화로운 밥상 공동체’의 파괴, 인간안보를 해치는 막개발‧난(亂)개발, 평화지향적인 내재적 개발(발전)론의 적용 가능성, 공권력의 과잉 진압, 폭력(저항폭력 對 국가폭력, 테러리즘) 등 다양한 주제가 떠오른다. 이렇게 다양한 주제 중에서 폭력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용산참사의 쌍방(경찰‧용역깡패 對 망루 속의 철거민들)이 폭력을 서로 교환한 ‘폭력의 상호교환 체계’ 위에서 폭력 문제를 다루면 입체적인 분석이 가능할 것이다. 비록 방어적인 수단이지만 화염병을 던지고 망루 안에 시너와 가스통을 지니고 있었던 점이 폭력의 상호교환 체계를 거론할 수 있게 한다(공격적인 경찰의 진압장비.. 더보기
용산참사의 직접적-신체적 폭력 김승국 2009년 1월 20일 새벽에 용산참사가 발생했다. 이 날의 폭력은 두 가지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즉 가해자 측(경찰‧용역(깡패))의 ‘살인에 이른 과잉진압’이라는 폭력과 이에 맞대응한 피해자 측(철거민들의) 저항폭력이라는 구도를 상정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폭력이 서로 맞부딪치는 폭력의 교환체계가 그날 새벽에 형성된 것이다. 가해자는 경찰의 진압장비(물대포, 최루액, 사닥다리, 곤봉 등)를 최대한 동원하는 유리한 입장에 서 있었고, 피해자들은 저항의 수단으로 가스통 등을 소지하고 있었다. 여기에서 진압장비와 저항수단을 비교하기보다, 양쪽에서 사망자(가해자 측 1명, 피해자 측 5명)가 속출하게 된 폭력의 교환체계에 관한 분석을 중요시한다. 그리고 이러한 분석에 따른 폭력론의 재정립이 관심사이다.. 더보기
부시스러운 MB 김승국 ‘부시스러운 MB’는 좀 어색한 표현이다. ‘부시스러운’의 어법이 잘 맞지 않는다. 미국 전 대통령인 ‘부시(Bush)’에 우리말 ‘~스러운’을 붙였기 때문이다. ‘부시스러운’을 영어로 표기하면 ‘Bushish’이지 않을까? 영어의 ‘-ish’는 ‘...의/ ...에 속하는/ ...성(性)의/ ...와 같은/...다운/...와 같은 성향을 띤/ ...의 기미가 있는’이라는 뜻을 지닌다. 따라서 ‘Bushish’는 ‘부시와 같은/ 부시다운/ 약간 부시의 성향을 띤/ 부시의 기미가 있는’의 의미이므로 ‘부시스러운’으로 의역해도 무방하리라. MB는 이명박 대통령의 영문약자이니, ‘부시스러운 MB’는 ‘부시스러운(부시와 같은/ 부시다운/ 부시의 성향을 띤/ 부시의 기미가 있는) 이명박’을 함의한다. 한국.. 더보기
‘부시스러운 MB 정권’의 경찰국가화 김승국 ‘부시스러운 MB’가 이끄는 정권을 ‘부시스러운 MB 정권’이라고 부를 수 있겠다. 부시스러운 MB 정권은, 이 나라를 경찰국가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마치 부시 대통령이 9.11 테러 이후에 미국을 경찰국가로 만들었듯이... ‘부시스러운 경찰국가(부시 대통령다운 경찰국가화)’를 모방한 MB가 한국도 미국처럼 경찰국가로 만들 셈이다. ‘부시스러운 경찰국가’의 근간인 애국자 법(Patriot Act)을 모방한 ‘MB 악법’을 통하여, ‘미국과 비슷한 경찰국가 한국’을 만들 셈이다. 그러면 MB 악법이 모방하려는 미국의 애국자법이 무엇인지 먼저 설명한 뒤에, 애국자법과 MB 악법의 닮은 점을 기술한다. Ⅰ. 미국의 애국자 법 9.11 테러 직후 테러 및 범죄수사에 관한 수사의 편의를 위하여 시.. 더보기
'사이코패스 정권’ 논란에 붙여 김승국 용산참사와 관련하여 ‘이명박 정권이 혹시 사이코패스가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갖고, 이를 규명할 자료를 찾기 위하여 인터넷 사이트를 검색했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네티즌들이 ‘이명박 대통령=사이코패스/ 이명박 정권=사이코패스’를 증명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증명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데도 용감한 네티즌들이 온갖 지혜를 동원하여 논리를 전개하므로 ‘백방으로 노력한다’는 표현을 했다. 따라서 필자 역시 네티즌들의 논리 전개를 따라가면서, 필자의 의견을 덧붙이는 형식으로 이 글을 쓴다. 이명박 대통령․이명박 정권이 사이코패스이냐 아니냐는 논란 즉 ‘사이코패스 정권’ 논란은, 전여옥 의원의 자극적인 ‘사이코패스’ 발언에 의해 촉발된 측면이 강하다.(http://blo.. 더보기
만국의 Precariat여 공모하자! 김승국 1970년대부터 유럽에서 젊은 세대의 불안정 고용․실업이 사회문제로 떠올랐으며 이탈리아도 예외가 아니었다. 1970년대 중반에 이탈리아의 20대 청년의 7할이 실업상태라는 보고서가 나온 적이 있다. 당시 이탈리아의 불안정한 상황은, 유럽에서 유일하게(아니 세계에서 유일하게) 1968년의 운동이 ‘아우또노미아(autonomia)’라는 새로운 운동으로 계승되어 1970년대 후반까지 계속되는 원인을 낳았다. 아우또노미아로 대표되는 이 시기의 운동은, 노동자 본대(本隊)를 주축으로 삼는 종래의 좌익운동을 넘어 젊은이․실업자, 나아가 주부․외국인 노동자라는 ‘이제까지 변혁의 주체로 낮은 평가를 받아온 세력’을 자본주의 비판의 중요한 동력으로 설정할 수 있게 했다. 이러한 문제설정이 나중에 하트(Hardt).. 더보기
씨알의 몸에 퍼부은 색소 물대포 김승국 지난 8월 15일 일제로부터 해방된 날. 이날은 ‘물대포의 푸른 색 색소가, 푸른 색 촛불심지를 진압한 날’이었다. ‘촛불 씨알(촛불집회에 참가한 씨알들)’에게 수난의 날이었다. 나를 비롯한 촛불 씨알 157명이, ‘색소 물대포(색소가 든 물대포)’를 맞고 연행되어 경찰서 유치장에 감금된 ‘갇힌 날’이었다. 촛불 씨알 157명의 몸에, 색소 물대포로 상징되는 이명박 정권의 폭력성이 각인된 날이었다. 해방된 날의 의미를 기리기 위해 모인 촛불 씨알들을, (8월 15일을 건국기념일로 대체하려는) 이명박 정권이 물대포로 내쫒은 날이었다. 이날 경찰은 파란 색 물감만 묻어 있으면 아무나 굴비 엮듯 연행했다. 촛불집회와 무관한 시민도 당했다. ‘도대체 왜 나를 잡아들이느냐’고 항의 해 보았자 헛일이었다. .. 더보기
국가권력의 성격 변화 김승국 권력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평화통일을 거론할 수 없다. 국가권력이 통일을 향해 어떻게 평화적으로 이행하느냐는 문제를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 분단시대의 국가권력은 통일의 과정에서 잠정적인 위치에 있을 뿐이므로, 고정된 것으로 생각하면 곤란하다. 남북한 국가권력의 평화적인 이행-통합을 거론하기에 앞서, 각 국가권력의 통합성이 얼마나 있는지 의심스럽다. 남쪽의 경우 국가권력의 파쇼화로 국민통합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그 후유증으로 지금도 과거사 청산을 정권차원에서 부르짖고 있다. 그리고 통일문제를 에워싼 남남갈등이 국민통합의 지체를 대변하고 있다. 남남갈등을 치유할 국가권력의 탄생이야말로 이 시대의 소명이다. 남남갈등을 원만하게 치유해야 남북의 분쟁을 해소하는 길로 원만하게 나아갈 수 있다. 이를.. 더보기